26억 횡령, 항소심에서 형이 줄어든 이유

COLUMN · 형사 / 재산범죄

작성 2026. 8. 6. | 로엘법무법인 안광휘 변호사

횡령 사건 상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얼마부터 형이 크게 달라지느냐는 것과, 돈을 돌려주면 형이 줄어드느냐는 것입니다. 두 질문 모두 답이 있지만, 그 답은 2026년 7월을 기준으로 한 번 바뀌었습니다.

2026년 7월 수원고등법원에서 선고된 진료비 횡령 사건이 그 변화를 설명하기에 좋은 사례입니다. 이 글은 그 판결을 재료로 삼아 횡령 사건에서 형이 정해지는 구조와, 형사공탁이 앞으로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Q. 횡령 금액이 크면 형법이 아니라 다른 법이 적용되나요?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됩니다. 같은 법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의 형법상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인 것과 비교하면, 5억 원을 넘는 순간 형의 하한이 새로 생긴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수원고법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보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3부는 2026년 7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수원시의 한 치과에서 총괄실장으로 근무하며 2020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환자들에게 계좌이체나 카드 대신 현금 결제를 권유한 뒤 진료비 26억 1,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1심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자수해 범행을 인정한 점, 항소심 과정에서 1억 2,500만 원을 형사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힌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함께 기소된 상담실장 등 직원 4명은 1심에서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7월 12일자 복수 언론 보도를 근거로 하며, 개인과 사업장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5억 원이 가르는 두 개의 법

횡령 사건에서 가장 큰 분기점은 이득액 5억 원입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그 죄를 범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두 조문 모두 형의 하한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 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6억 원인 이 사건은 첫 번째 구간에 해당합니다.

이득액적용 법조법정형
5억원 미만형법 제356조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법정형과 선고형 사이에는 양형기준이 있습니다

법정형이 3년 이상인데 선고형이 징역 2년으로 나온 것을 이상하게 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두 단계가 있습니다. 먼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횡령·배임범죄 양형기준은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을 제3유형으로 두고, 감경영역 징역 1년 6개월에서 3년, 기본영역 징역 2년에서 5년, 가중영역 징역 3년에서 6년을 권고형량 범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1심의 징역 2년 6개월과 항소심의 징역 2년은 모두 이 권고 범위 안에 있습니다.

다음은 집행유예의 문턱입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경우에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징역 2년은 조문상 집행유예가 불가능한 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실형이 선고되었다는 사실은, 감형 요소가 인정되더라도 피해액의 규모와 범행 기간이 그 문턱을 넘게 해주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필자가 형사 사건을 다루며 자주 확인하게 되는 것도 이 지점입니다. 감형과 집행유예는 서로 다른 판단이고, 앞의 것이 인정되었다고 뒤의 것이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2026년 7월 1일, 공탁의 무게가 달라졌습니다

이 사건에서 감형 사유로 언급된 형사공탁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을 때에도 변제공탁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공탁법」 제5조의2는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해당 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공탁할 수 있도록 하고, 공탁서에 피해자의 인적사항 대신 법원과 사건번호,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적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9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합의를 대신하는 수단처럼 쓰이면서 생겼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6년 3월 30일 제144차 전체회의에서 전체 범죄군의 양형인자 명칭에 들어 있던 "(공탁 포함)"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공탁에 의한 피해 회복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공탁금 수령 의사와 피고인의 회수청구권 포기 의사 등을 신중하게 살피도록 정의규정을 고쳤습니다. 선고 직전에 기습적으로 공탁하거나 형을 받은 뒤 공탁금을 되찾아가는 사례를 막기 위한 정비로, 이렇게 수정된 양형기준은 2026년 7월 1일 이후 공소가 제기된 범죄부터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감형을 그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건은 수정 양형기준이 적용되는 시점보다 앞서 기소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기소되는 사건에서는 공탁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피해자가 그 돈을 실제로 받을 의사가 있는지, 피고인이 회수청구권을 포기했는지가 함께 심사됩니다.

이 판결이 남기는 실무적 시사점

회사 자금을 다루는 위치에 계신 분이라면 두 가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횡령의 이득액은 한 번에 가져간 금액이 아니라 반복된 행위의 합계로 산정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사건도 3년에 걸친 행위가 하나의 사건으로 묶였습니다. 매번의 금액이 적더라도 누적되면 5억 원 기준을 넘어 특경법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둘째, 피해 회복은 시점과 방식이 함께 평가됩니다. 수정된 양형기준 아래에서는 금액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해자가 실제로 회복을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인지가 문제됩니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피해 회복의 경로를 설계해 두는 것과, 선고를 앞두고 급하게 공탁하는 것 사이에는 이제 더 큰 차이가 생겼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횡령 이득액 5억 원은 형법과 특경법을 가르는 기준선이고 그 위에서는 형의 하한이 생깁니다. 둘째, 선고형은 양형기준의 권고 범위 안에서 정해지며 감형이 곧 집행유예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셋째, 2026년 7월 1일 이후 공소제기된 사건부터는 공탁이 피해 회복으로 평가되는 요건이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개별 사건은 이득액 산정 방식과 피해 회복의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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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형법」 제355조·제356조·제62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시행 2018. 3. 20., 법률 제15256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탁법」 제5조의2(형사공탁의 특례, 시행 2022. 12. 9.) — 국가법령정보센터
· 횡령·배임범죄 양형기준 제3유형 — 대법원 양형위원회
· 수정 양형기준(2026. 3. 30. 제144차 전체회의 의결, 2026. 7. 1. 이후 공소제기 사건 적용) — 대법원 양형위원회
· 사건 사실관계: 2026. 7. 12.자 복수 언론 보도
· 같은 주 발행 칼럼: 11월 27일부터 난임치료휴가 유급이 4일로

안광휘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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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횡령 사건의 처벌 구조와 양형기준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에서 다룬 사건은 언론 보도를 근거로 한 것으로 사건번호와 정확한 선고일자는 확인되지 않았고, 항소심 판결의 확정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득액 산정 방법과 죄수 관계는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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